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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카카오, 여의도 대응하고 컨트롤타워에 힘…스타트업 '화장' 지운다

비상 경영 체제를 가동 중인 카카오가 본격적으로 인적 쇄신에 팔을 걷어붙였다. 외부 리스크에 적극 대응하고 '측근 경영'을 탈피하겠다는 김범수 창업자의 의지가 엿보인다. 자유로운 스타트업의 마인드에서 벗어나 사회적 눈높이에 부응하는 대기업의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아픈 손가락'인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해 8월 대통령실 출신 인사를 영입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입사 1~2개월 전 고위공직자 취업 승인을 받은 박기태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카카오모빌리티에서 부사장급인 윤리경영실장 자리에 앉았다.검사 출신으로 법무부 법조인력과 등을 거친 박 실장은 가맹 택시 우대와 골목 상권 침해 논란 등으로 뭇매를 맞았던 카카오모빌리티의 윤리 경영 체계를 안착시키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윤리 경영 체계는 갖추고 있었지만 조직화는 제대로 하지 못했었다"며 "관련 시스템을 강화하고 안정화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이번 인사는 '경제 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와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회사의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배차 알고리즘을 조작해 가맹 택시에 콜을 몰아준 의혹으로 271억2000만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은 데 이어 경쟁 플랫폼의 가맹 택시 콜을 차단한 것과 관련해 제시한 동의의결(자체 시정안)도 기각을 당하는 등 제대로 미운 털이 박혔다. 올해도 강도 높은 플랫폼 규제를 예고한 만큼, 공정위가 언제 또 카카오모빌리티에 채찍질을 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이에 박 실장의 영입은 공정위와 같은 시각으로 회사를 바라보는 정부를 비롯해 여당 의원들과 보다 원활한 소통을 끌어내기 위한 카카오모빌리티의 묘수라는 해석도 나온다.업계 관계자는 "철부지 스타트업처럼 있으면서 시장의 걱정을 사는 대신 균형을 잡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했다.카카오의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는 계속해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SK그룹의 중장기 사업 방향을 결정하는 최고 협의 기구 SK수펙스추구협의회를 닮아가고 있다.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면에 나선 김범수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과 오는 3월 정식 취임하는 정신아 대표 내정자가 공동 의장을 맡았다.과거 CA협의체는 자율 경영 기조 아래 단순 개선책을 조언하는 등 역할이 한정적이었다. 앞으로는 강력한 통제권을 쥐고 실질적인 이정표를 세우며 그룹사 전반의 전략 수립을 주도한다.김범수 위원장은 새해를 앞두고 사내 공지에서 실리콘밸리의 성장 방정식이 유효하지 않음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더 이상 카카오와 계열사는 스타트업이 아니다"고 반성한 바 있다. 이런 인식의 연장선으로 회사의 성장을 함께 이끌어온 측근 대신 전문가들로 채우는 경영진 물갈이에 돌입했다.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 의혹으로 초유의 사법리스크를 야기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9일 권기수 COO(최고운영책임자)와 장윤중 GSO(글로벌전략책임자)를 신임 공동 대표로 내정했다.이 중 장윤중 내정자는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에서 경험을 쌓고 지난 2021년 합류한 비측근 인사로 분류된다.카카오 관계자는 "그룹사 CEO(최고경영자)가 참여해 내부에서 자정 작용을 유도하는 CA협의체,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가이드라인을 설계하는 외부 감시 기구 '준법과 신뢰위원회'가 맞물려서 돌아가는 구조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1.26 07:00
산업

2023년 이보다 다사다난했던 기업 없었다…카카오, 내년엔 웃을까

올해 IT 업계는 물론 국내 기업을 통틀어 카카오만큼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은 회사가 없다. 한류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품는 과정에서 초유의 사법리스크에 직면한 것도 모자라 내부 경영진 비위 논란까지 터지면서 김범수 창업자가 직접 칼을 빼들고 대대적인 쇄신 작업에 나섰다.2년 전 불거진 문어발식 사업 확장 비판을 시작으로 카카오의 벤처 신화는 성장통을 겪고 있다. '국민 메신저'를 넘어 '글로벌 빅테크'를 꿈꾸는 카카오는 내년에는 기필코 웃어 보이겠다는 일념으로 혹독한 수련에 돌입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새해를 맞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법리스크 야기한 SM엔터 인수전28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13일 대표를 전격 교체한 뒤 주요 계열사에 새로운 리더십을 주입하기 위한 작업에 한창이다.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간이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주어진 시간 속에서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늦어도 내년 상반기 안에는 경영 체계 개편 작업을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카카오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놓인 계기의 중심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있다.카카오는 지난해 10월 대규모 서비스 장애 여파를 남궁훈 전 대표의 사퇴와 발 빠른 보상안 마련으로 가까스로 막아냈다. 이후 해외 진출로 제2의 도약을 노리는 '비욘드 코리아' 비전 달성에 속도를 냈는데, 여기서 대지진의 시작을 알리는 균열이 생겼다.SM엔터테인먼트를 두고 카카오와 맞붙은 하이브가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던 지난 2월 기타법인 명의의 대량 매집이 일어났다. 이에 SM엔터 주가가 공개매수가를 훌쩍 뛰어넘어 하이브의 추가 지분 확보는 실패로 끝났다. 하이브가 백기를 들자 카카오는 3월 SM엔터의 경영권 인수를 공식화했다. 여기서 금융감독원은 카카오가 간접적인 시세조종으로 이득을 챙겼다고 보고 조사에 들어갔다.결국 카카오의 미래 전략을 책임지는 배재현 투자총괄대표가 구속됐고, 카카오 법인과 김범수 창업자는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합법적인 장내 주식 매수였고 시세조종을 한 사실이 없다는 게 회사의 입장이지만 카카오엔터의 리더십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카카오 관계자는 "현 경영진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새로운 방향성을 설정하기 위해 깊게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카카오 노조 역시 "카카오엔터 경영진을 비롯해 현 경영진에 대한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김범수의 반성…수염까지 밀었다이런 쇄신 과정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었던 김범수 창업자가 지휘했다. 그의 복귀만큼이나 결연함이 녹아든 외모의 변화가 눈길을 끌었다.특히 수염은 김범수 창업자의 트레이드 마크나 다름없다. 카카오의 자유로운 기업 문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그랬던 그가 지난달 17년 만에 수염을 밀고 말끔한 모습으로 비상경영회의에 참석했다. 카카오가 대기업 반열에 오른 만큼 스타트업의 마음가짐으로는 늪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경영쇄신위원장을 자처한 김범수 창업자는 지난 11일 사내 공지에서 "성장 방정식이라고 생각했던 그(실리콘밸리 창업 기업처럼 젊은 CEO들에게 권한을 위임하는) 방식이 더는 유효하지 않음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규모가 커지고 위상이 올라가면 기대와 책임이 따르기 마련인데 그동안 이해관계자와 사회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비김범수 사단'으로 분류되는 정신아 대표 내정자 역시 김범수 창업자와 공감대를 형성했다. 정신아 내정자는 "성장만을 위한 자율 경영이 아닌 적극적인 책임 경영을 실행하고, 미래 핵심 사업 분야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말했다.그나마 다행인 것은 카카오에 처음 미운 털을 박은 '아픈 손가락' 카카오모빌리티가 오랜 난제를 차츰 해결하고 있다는 점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21년 호출료 기습 인상 시도와 꽃·간식 배달 등 골목 상권 침해 논란을 일으키며 카카오의 브랜드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줬다.그러다 김범수 창업자의 집도 아래 수수료 대폭 인하와 공정 배차 도입 카드를 꺼내들고 마찰이 끊이지 않았던 주요 택시 4단체와 모처럼 밝은 표정으로 화해의 악수를 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플랫폼 규제를 외치는 정부의 압박이 여전하다. 경쟁 가맹 택시의 콜 차단 혐의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가 자진 시정안을 내놨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를 기각하고 조만간 제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처음으로 자체 구축한 안산 데이터센터와 복합 문화 시설 서울아레나의 공사 업체 선정 비리 의혹도 말끔히 해결해야 한다. 경영진을 비롯해 공동체 차원의 인식 개선이 절실하다.카카오 관계자는 "정신아 내정자는 현재 직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으며 조만간 노조와도 만날 계획"이라며 "쇄신 작업은 내년에도 이어진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12.29 07:00
IT

김범수 구원등판 한 달 만에 대표 교체 강수…더는 '회전문 인사' 없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카카오의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예상보다 빨리 대대적 인적 쇄신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함께 회사를 이끌어온 동료가 아닌 오랜 기간 IT 분야에서 노하우를 쌓은 전문가에게 운전대를 맡기기로 했다.카카오는 13일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사업 총괄을 맡고 있는 정신아(48)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단독 대표 내정자로 보고했다. 정신아 내정자는 오는 3월로 예정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대표로 선임된다.김 위원장이 지난 11일 사내 공지에서 "새로운 카카오를 이끌어갈 리더십을 세워가고자 한다"고 밝히며 경영진 물갈이를 예고하기는 했지만 이처럼 이른 시기에, 그것도 대표를 바꿀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김 위원장이 경영에 직접 뛰어든지 약 한 달 만이다.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었던 김 위원장은 지난 10월 말 주요 공동체 CEO(최고경영자)들을 소집해 비상경영회의를 연 데 이어 11월 경영쇄신위원회를 출범하며 사법리스크와 경영진 내부 비위 논란으로 흔들리는 회사를 바로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이번 결정이 유독 눈에 띄는 이유는 그간 김 위원장이 고수해온 측근 경영을 벗어났다는 것이다. 인맥 중심의 '회전문 인사'가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를 야기했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신아 내정자는 김 위원장과 같은 서울대 출신이 아니다. 연세대에서 불어불문학과 경영학을 전공하고 마케팅 석사 학위를 땄다. 이어 미시건 주립대학교 로스 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수료했다.김범수 위원장을 비롯해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 등 굵직한 IT 거목들을 배출한 삼성SDS에 몸담은 적도 없다. 대신 보스턴 컨설팅그룹과 이베이 아시아-태평양지역 본부, 네이버를 거치며 안목을 키웠다.카카오 관계자는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IT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보유하고, 기업의 성장 단계에 따른 갈등과 어려움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정신아 내정자가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정신아 내정자는 2014년 카카오벤처스에 합류했다. 2018년부터는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맡아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선행 기술, 모바일 플랫폼, 게임, 디지털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며 IT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앞으로 내정자 신분으로 쇄신TF장을 맡아 카카오의 실질적인 쇄신 방향을 설정하고 세부 과제들을 챙길 예정이다.정신아 내정자는 "중요한 시기에 새로운 리더십을 이어받게 돼 더없이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며 "사회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성장만을 위한 자율 경영이 아닌 적극적인 책임 경영을 실행하고, 미래 핵심 사업 분야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밝혔다.이와 관련해 카카오 노조는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도 "대표 교체는 쇄신의 끝이 아닌 시작이 돼야 하며, 인적 쇄신을 완료하기 위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경영진을 비롯해 현 경영진에 대한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12.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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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김범수, 대대적 경영진 물갈이 예고…"젊은 리더십 더는 안 통해"

초유의 사법리스크와 경영진 내부 비위 논란으로 혼란에 빠진 카카오가 조만간 대대적인 인적 쇄신 작업에 돌입할 전망이다. 구원투수로 나선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총대를 메고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맞선다.김범수 위원장은 11일 계열사 임직원에게 보낸 사내 공지에서 "젊은 CEO(최고경영자)들에게 권한을 위임해 마음껏 기업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지원했다"며 "실리콘밸리의 창업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었던 이 방식이 한국에서도 작동하길 바랐다"고 말했다.이어 "그 방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규모가 커지고 위상이 올라가면 기대와 책임이 따르기 마련인데 그동안 우리는 이해관계자와 사회의 기대와 눈높이를 맞춰오지 못했다"고 덧붙였다.그동안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회사 내부를 들여다본 김범수 위원장이 경영 쇄신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앞서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은 자신의 SNS에서 일부 직원들의 법인 골프장 회원권 남용과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비리 의혹을 폭로하기도 했다.김범수 위원장은 경영진의 물갈이를 예고했다. 그는 "새로운 배, 새로운 카카오 이끌어갈 리더십을 세워가고자 한다"며 "2024년부터는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고, 쇄신의 진행 상황과 내용은 크루들에게도 공유하겠다"고 약속했다.재정비의 과정이 결코 수월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누군가는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고, 희생이 필요할 수도 있다"며 "지난한 과정이 될 수 있지만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이 여정에 카카오와 계열사 크루들이 함께 해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12.1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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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노조도 '카르텔 대수술' 김범수와 공감대…과제는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의 전면 쇄신 작업이 '내부 카르텔' 폭로전으로 번지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비리와 법인 골프장 회원권 남용 등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졌다. 노조 역시 이번 기회에 묵은 때를 제거해야 한다며 직원들의 목소리를 수용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지난달 30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끝없이 터져 나오는 경영진의 비위 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직원들이 문제 제기를 했지만 회사는 아무런 답변 없이 비공개 비상경영회의를 운영하고 있다"며 "내부 경영진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기에 경영진에 대한 인적 쇄신이 불가피하다"고 꼬집었다.사건의 중심에는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 겸 준법과신뢰위원회 위원이 있다. 임원회의 중 욕설을 해 논란이 되자 직접 해명하는 과정에서 내부 비리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김정호 총괄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SNS에 "너무 화를 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특히 'XXX'(비속어)이라는 용어를 쓴 것에 사과한다고 3번 정도 이야기를 했다"고 말하며 언성을 높인 이유를 설명했다.김 총괄은 내년 1월 시작될 제주도 ESG센터 프로젝트에 카카오 AI캠퍼스 건축팀 28명을 투입하자고 제안했다. 그런데 한 임원이 뜬금없이 이미 정해진 업체가 있다고 답했다.700억~800억원이 들어가는 프로젝트의 공사 업체를 선정함에 있어 담당 임원이 결재나 합의도 없이 이런 주장을 하자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카카오의 부동산 개발을 총괄하는 오지훈 자산개발실 부사장과 직원 11명은 사내 전산망에 시공사 선정은 공정했으며 제주도 부지 개발 과정도 경영진 결재를 거쳐 진행했다고 해명했다.이 밖에도 카카오는 안산 데이터센터와 복합 문화 공간 '서울아레나'의 비리 제보와 관련해서도 내부 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김 총괄에 따르면 김범수 위원장은 법인 골프 회원권으로 접대를 하는 것이 지나간 시대의 관행이라고 보고 개선을 주문했다.이에 직원들의 소득을 점검하던 김 총괄은 30명도 안 되는 관리 부서 실장급의 연봉이 개발 부서장의 2.5배인 것도 모자라 20억원이 넘는 초고가 법인 골프장 회원권을 가지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더 파악을 해보니 '카카오가 망하면 골프 때문일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고, 특정 부서는 투어 프로 수준(한 달에 12번)으로 치고 있었다.곧장 회원권 매각 후 직원 휴양·보육시설에 투입하는 작업에 돌입하니 주말 저녁에도 골프의 필요성을 하소연하는 연락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카카오가 연내 공식 출범하는 외부 감시 기구 준법과신뢰위원회의 대법관 출신 김소영 위원장의 중재로 폭로는 멈췄지만 이후 회사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카카오 노조는 문제를 만든 경영진이 쇄신안을 설계하는 것이 부자연스럽다며 직원 참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또 직원들이 직접 제보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어 이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비용 절감으로 고통받는 가운데 특혜를 유지한 경영진에게는 무겁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카카오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요구에 응하지 않았을 때를 대비해 단체행동 등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김정호 총괄의 욕설과 관련해서는 좋은 의도가 있었더라도 합리화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상황에 따라 허용하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부터 직원들이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노조 관계자는 "노조가 징계권을 가진 조직은 아니기 때문에 판단을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조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홍은택 대표는 "김 총괄이 제기한 의혹은 공동체 준법경영실과 법무법인을 중심으로 조사단을 꾸려 감사에 착수했다"며 "골프장 회원권은 이미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12.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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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급락·문어발 확장·내부거래 급증…경고음 커지는 네이버·카카오

‘국민대표 성장주’로 꼽혔던 네이버와 카카오가 크게 휘청이고 있다. 올해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여파로 주가가 폭락세다. 미래 성장동력이 불투명한 가운데 고평가와 중복 상장 논란 등도 주가를 짓누르고 있다. 문어발 확장과 내부거래 경고음까지 더해지며 총체적인 난국에 빠진 모양새다. 고평가·중복 상장 논란 ‘주가 경고음’ ‘국민주’로 꼽힌 ‘네카오’가 연일 신저가 경신하며 동학개미를 울리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 네이버, 카카오 주식을 동반 매도하는 가운데 개인만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9월부터 지난 7일까지 네이버와 카카오의 개인 순매수액이 각 8600억원, 2500억원을 넘어섰다. 그런데도 네카오의 주가는 신저가 행진이다. 10일 기준으로 네이버 16만원, 카카오 5만900원까지 떨어졌다. 올해 시초가와 비교하면 네이버는 37만8500원에서 16만원으로 57.7%, 카카오는 11만2500원에서 5만900원으로 54.8% 폭락했다. ‘대참사’ 수준이다. 네이버는 올해 시가총액이 62조920억원에서 35조8350억원이나 빠졌고, 카카오는 50조1500억원에서 32조4840억원이나 증발했다. 두 기업을 합치면 시총이 무려 63조3290억원이나 감소했다. 대주주인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담당(GIO)도 직격탄을 맞았다. 카카오 주가가 폭락하면서 김범수 센터장의 주식가치는 12조2269억원에서 5조5266억원까지 급감했다. 이해진 GIO도 2조3048억원에서 9726억원으로 주저앉았다. 금리 인상 기조에서 성장주의 타격이 불가피하지만 성장 한계와 중복 상장 논란 등의 이슈로 하락폭을 더 키우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지난 10일까지 코스피 하락폭이 25.5%였지만 같은 기간 네카오 주가의 하락폭은 코스피의 두 배 이상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성장 동력 마련을 위해 북미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포쉬마크’를 2조3441억원에 인수하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역효과를 내고 있다. 인수가가 비싸다는 의견 속에서 증권가에서는 부정적인 평가와 함께 목표가를 낮추고 있다. 포쉬마크 인수 소식이 전해진 4일부터 7일까지 네이버의 주가는 17.3% 하락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포쉬마크에서 연간 1000억원 정도의 영업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인수가 완료되는 내년 1분기부터는 연결 실적에 부담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카카오는 중복 상장 논란 속에서 계열사인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뱅크, 카카카오페이 등의 주가도 추락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내달 자회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지만 흥행에 적신호 켜졌다. 카카오가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뱅크는 지난 7일 1만원대로 주가가 하락하자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았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사내 임직원들에게 “2022년 회계결산에 대한 주주총회 승인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의 주주환원정책 실행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문어발 확장에 내부거래 급증 심각 네이버와 카카오는 지난해처럼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문어발 사업 확장’에 대한 지적을 받았다. 아울러 계열사 간 내부거래도 급증하며 ‘경고음’이 켜졌다.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받은 국감 자료에 따르면 네이버의 내부거래 금액은 2021년 1조1503억6900만원이었다. 이는 2017년 4960억600만원에서 약 2.3배 증가한 금액이다. 대기업집단 중 가장 빠르게 계열사 수를 늘리고 있는 카카오는 2017년 내부거래 금액 2024억1100만원 수준에서 2021년 1조4692억7400만원으로 7.3배나 급증했다. 카카오의 계열사 수는 136개로 2020년 118개에서 18개나 증가했다. 네이버도 2020년 45개에서 54개로 늘었다. 지난해 국감에서 ‘문어발 확장’과 골목상권 침해로 논란을 빚은 카카오는 올해도 이와 관련된 질문을 받았다. 지난 7일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는 “작년 국감 지적에 대한 개선이 이행된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 헤어 사업은 철수와 관련해 투자자와 소통하고 있다”며 “이익 환원 등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다. 시간이 좀 걸린다”고 답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2014년 동의의결 시행 기업으로 선정된 것도 문제로 떠올랐다. 동의의결은 공정거래법 위반혐의로 조사를 받는 기업이 스스로 피해구제 등 합당한 시정방안을 제시할 경우 공정위가 심의 절차를 신속하게 종결해주는 제도다. 그러나 취지와 달리 면죄부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은 “네이버가 동의의결에 따라 피해자 구제에 사용해야 할 300억원을 자사 배너와 광고 활동에 썼다. 네이버가 돈을 더 잘 벌 수 있도록 공정위가 독려한 꼴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0.11 07:00
IT

카카오 남궁훈의 갑작스런 건강 고백…왜?

남궁훈 카카오 대표가 갑작스레 자신의 건강 상태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려 관심을 끌었다. 심각한 상황에 놓인 것으로 오해를 받자 곧장 해명했다. 대기업 CEO(최고경영자)답지 않은 소탈함과 평소 직원들과 거리낌 없이 의견을 주고받는 모습에서 나온 해프닝인 것으로 전해졌다. 남궁훈 대표는 27일 페이스북에서 "걱정 많이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사도 많이 나고 그래서 당혹스럽네요"라며 "열심히 노력해서 회복하겠습니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지난 26일 오후 게시한 당뇨신경병증 일지를 보고 우려하는 댓글과 기사가 쏟아지자 안심해도 좋다는 취지에서 남긴 글이다. 내달 만 50세가 되는 남궁훈 대표는 최근 발가락·손가락·등이 저린 증상이 나타났으며, 내분비내과 진료를 앞두고 있다고 했다. 두 달 전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해 10㎏ 이상 감량했다고도 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당뇨는 성인들 사이에서 익숙한 병이지만 정보가 부족하다.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유익한 내용을 공유하기 위해 글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남궁훈 대표는 SNS에 꾸준히 글을 올리며 이용자·업계와 소통하고 있다. 올해 6월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간담회에서 나눈 이야기를 간략히 소개하며 궁금증을 해소했다. 자사 서비스를 직접 홍보하고, 취미로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 대기업 총수가 개인 SNS를 활용해 소식을 전하는 것은 이제 특별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남궁훈 대표처럼 사적인 영역까지 별문제 없다는 듯 보여주는 사례는 흔치 않다. 이처럼 남궁훈 대표는 틀에 얽매이지 않는 경영자로 잘 알려져 있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처럼 판교 사옥에 출근할 때는 별도 통로를 이용하지 않고 직원들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탄다. 대표 내정자 자격으로 지난 2월 진행한 간담회에서는 커뮤니케이션팀이 사전에 멘트를 준비했는데도 이를 참고하지 않고 기자들의 질문에 실시간으로 답했다. 카카오 업무 툴 내 사내게시판에는 수시로 직원들의 의견을 묻는 글을 올린다. 지난 5월 근무제 개편안을 발표했을 때는 직원들이 두려움이 없이 불만을 표출했고, 남궁훈 대표는 이를 수용해 곧바로 수정안을 제시했다. 카카오는 이런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설립 초기 '신충헌(신뢰·충돌·헌신) 문화'를 정착했다. 서로 신뢰하는 관계 속에서 각자의 의견을 자유롭게 이야기해 마음껏 충돌하되, 결정된 사항은 충실히 따르고 헌신한다는 의미다. 카카오에 속했다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일종의 수칙이다. 모두가 처음부터 이런 풍경에 쉽게 적응한 건 아니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김범수 센터장은 과거 '사장님' '의장님'이라는 호칭을 쓰는 직원들에게 직접 '브라이언'이라는 호칭을 되짚어주기도 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2.09.28 07:00
생활/문화

카카오 남궁훈 시대 개막…"메타버스 등 새로운 영역 개척"

카카오가 새로운 리더십을 등에 업고 글로벌 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한다. 카카오는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카카오 본사에서 열린 제27기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남궁훈 단독 대표를 신규 선임했다고 29일 밝혔다. 남궁훈 신임 대표는 "대표 내정 이후 카카오의 미래 10년 핵심 키워드인 '비욘드 코리아(한국을 넘어)'와 '비욘드 모바일(모바일을 넘어)'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다양한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글로벌 기업의 입지를 다져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궁 대표는 한게임 창립 멤버로 NHN USA 대표, CJ인터넷 대표, 위메이드 대표를 거쳐 2015년 카카오에 합류했다. 이후 엔진과 다음게임이 합병하며 출범한 카카오게임즈의 각자 대표를 맡아 글로벌 종합 게임사로 발돋움하는 데 일조했다. 지난 1월에는 카카오 단독 대표로 내정됐다. 앞서 남궁 대표는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거대 플랫폼 갑질 논란 등으로 힘든 시기에 회사를 이끌게 돼 부담스러우면서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전한 바 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이사회 의장 자리는 새롭게 사내이사로 선임된 김성수 공동체 얼라인먼트 공동센터장이 물려받게 됐다. 김 신임 의장은 2000년 온미디어에서 CJ ENM, 카카오M,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거치며 K콘텐트 비즈니스 구조 혁신과 글로벌화를 이끌었다. 현재는 지속 가능한 성장 관점에서 카카오 공동체 전반의 전략 방향을 조율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3.29 14:32
생활/문화

김범수 의장, 카카오 이사회 사임…미래 비전 집중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의장이 카카오 이사회에서 사임한다.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에만 충실하기 위해서다. 카카오는 14일 김범수 의장이 이사회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 역할은 유지한다. 김범수 의장은 "'비욘드 코리아'는 한국이라는 시작점을 넘어 해외 시장이라는 새로운 땅을 개척해야 한다는 카카오 스스로의 미션이자 대한민국 사회의 강한 요구"라며 "글로벌 IT 기업들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나아가는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함께 새로운 항해를 멋지게 펼쳐나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또 이날 카카오는 임시 이사회를 열고 홍은택 카카오 얼라인먼트 센터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내정했다. 이에 김성수, 홍은택 센터장은 지속 가능한 성장 관점에서 카카오 공동체의 사회적 책임과 전략 방향을 조율하고, 카카오의 비욘드 코리아, '비욘드 모바일' 행보를 돕는다. 카카오는 미래 10년 핵심 키워드인 비욘드 코리아, 비욘드 모바일에 집중하기 위해 글로벌 전략을 재편한다. 비욘드 코리아라는 대전제 하에 다양한 방법론으로 전략을 전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먼저 일본을 거점으로 카카오의 영토를 세계로 확대하는 데 집중한다. 그간 개별 전략 아래 해외 시장을 공략해왔던 카카오 공동체는 일본 카카오픽코마를 필두로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전개한다. 여기에 김범수 의장이 비욘드 코리아라는 과업에 무게 중심을 두고 글로벌 확장에 힘을 보탠다. 김 의장은 2000년 한게임 재팬을 설립해 일본 시장을 개척한 바 있으며, 2017년부터 카카오픽코마 사내이사를 맡아 한국과 일본 현지를 오가며 사업에 참여해왔다. 카카오의 주요 계열사들은 비욘드 코리아의 방향성에 맞춰 해외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한다. 카카오웹툰과 타파스, 래디쉬, 우시아월드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북미·아세안·중화권·인도·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24년까지 글로벌 거래액을 3배까지 성장시킬 계획이다. 또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부터 TV, 스크린 등 모든 플랫폼을 아우르는 제작 경쟁력을 확보해 글로벌을 겨냥한 슈퍼 IP(지식재산권) 기획·제작에 주력할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는 국내에서 흥행한 모바일 게임 '오딘'의 대만 시범 서비스를 마치고 올해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다양한 신작 게임들의 글로벌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이사 내정자는 "한글 기반의 스마트폰 인구는 5000만명으로, 전 세계 스마트폰 인구 50억명의 1%에 해당한다"며 "이제 카카오는 1%에서 99%로 나아가야 한다. 카카오의 성장은 이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3.14 12:56
생활/문화

카카오 남궁훈 "카톡 메타버스로 해외영토 확장"

남궁훈 카카오 신임 대표 내정자는 현재 직면한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글로벌뿐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회사의 최대 강점인 텍스트 기반 커뮤니케이션(카카오톡)을 앞세워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국내를 벗어나 글로벌 인맥을 쌓을 수 있는 놀이터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그 일환으로 1990년대 '머드게임'(글자만 나오는 온라인 게임)을 계승한 카톡 롤플레잉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남궁훈 내정자는 24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는 3D뿐 아니라 2D와 텍스트도 존재한다. 모든 디지털 콘텐트 형태소가 메타버스화될 수 있다"며 "카카오가 강한 텍스트 형태소를 기반으로 메타버스를 만들고 있다. 롤플레잉 채팅으로 정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내부적으로 2개의 TF(VTF·OTF)가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VTF가 메타버스 서비스를, OTF는 오픈채팅 기반 비지인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 남궁훈 내정자는 "다양한 콘텐트 형태소를 담는 공간으로 오픈채팅을 재정의할 예정"이라며 "지인 기반이라는 한계로 카톡은 한국 시장을 넘지 못했다. 오픈채팅은 관심 기반이라 글로벌 확산에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사업 기회 창출과 더불어 임직원 처우 개선에도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앞서 남궁훈 내정자는 올해 임직원 연봉에 쓸 예산을 전년 대비 15% 증액할 것이라고 사내게시판에서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추구하는 인사정책과 기업문화를 묻자 남궁훈 내정자는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을 언급했다. 영화 속에서 인민군이 촌장에게 영도력(리더십)이 어디서 나오는지 묻자 "많이 먹여야 돼"라고 말하는 장면을 회상했다. 남궁훈 내정자는 "임직원이 일하는 이유는 스스로와 가족을 배불리 먹이기 위한 것이다. 의리·사랑·애정은 큰 의미가 없다"며 "다만 주식회사는 주주와 고객도 있기 때문에 3자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플랫폼 갑질 논란으로 추락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도 다시 한번 내비쳤다. 남궁훈 내정자는 주가가 15만원(현재 약 9만원)에 도달할 때까지 법정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남궁훈 내정자는 "(대표직을 맡는 것이) 사실 두려웠다. 임직원들과 소통하면서 용기를 얻었고 좀 더 사명감을 갖고 해야겠다고 판단했다"며 "혼자 고민하다 '주가 15만원' 키워드로 접근하는 게 좋겠다고 브라이언(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전화하면서 정리했다"고 말했다. 그는 목표 주가 달성 예상 시기를 묻자 "임기 2년 안에 끝냈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답했다. 정치권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 강화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를 해외 진출을 주문하는 국민의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남궁훈 내정자는 "(플랫폼 규제는) 내용이 전달되면 깊이 있게 살펴보고 어떻게 대응할지 그때 정하는 게 올바른 접근이라고 생각한다"며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굉장히 절박한 상황이다. 그 외에는 사회에서 국민의 용인을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2.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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